20120914-0915 : 오픈스튜디오 ‘다리가 넷이로구나’

SYNCHRONIZED PROJECT 2012
다리가 넷이로구나
융합매체극|처용가의 재해석
 2012년 9월 14일(금)~15일(토) 평일 8pm, 주말 5pm 


서로 어울리기 힘들 것 같던 여러 매체가 한 무대 위에서 만난다. LIG 아트홀|부산에서 오픈스튜디오의 형태로 선보이는 다리가 넷이로구나는 춤, 사진, 그리고 미디어아트가 한 곳에서 어우러지는 새로운 공연의 형식을 제안한다.  
 
<처용가>를 재구성한 이 실험 작품에서, 제목에 등장하는 ‘다리의 갯수’는 현대의 발달된 미디어가 오히려 가중시키고 있는 인식론적인 혼란을 상징한다. 이 극에서 관객은 다리를 촬영하는 사진기의 시선을 통해 네 개로 분열되어가는 다리를 발견하기도 하고, 카오스적인 멀티미디어 작품에서 처용의 아내를 범한 역신을 발견하기도 할 것이다. 두 매체 사이를 이어가는 춤 동작은 원초적인 욕구의 표현이자 <처용가>에서 가려져 있던 처용의 아내를 표현하게 된다.
 
다리가 넷이로구나는 이렇게 다양한 매체를 동원함으로서 궁극적으로 매체가 동작하는 원리를 질문하게 되는데, 그것을 위해 관객은 스스로 움직이며 무대의 안팎과 무용수의 앞면과 뒷면을 자유로이 관찰할 수 있으며, 사진을 촬영하거나 실시간 미디어아트를 조작하는 담당 작가들의 모습도 완벽히 노출된다. 이 작품에서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처용이 어째어째 했다더라’는 식의 서사가 아니라 오히려 ‘처용은 무엇을 보았는가’ 혹은 ‘처용이 본 것은 사실일까’와 같은 인식론적 질문들이기 때문이다.

SYNOPSIS

 
서울 밝은 달밤에
밤늦도록 놀고 지내다가
들어와 자리를 보니
다리가 넷이로구나.
둘은 내 것이지만
둘은 누구의 것인고?
본래 내 것이었으나
빼앗긴 것을 어찌하리…
 
 
본 공연의 목표는 사진과 영상, 춤이라는 세 가지 매체의 만남과 충돌을 극장공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삼국유사에 기록된 8구체 향가 <처용가>를 모티브로 삼고 있긴 하나 ‘집에 돌아온 처용이 아내와 역신의 잠자리를 목격하나 처용가를 부르며 조용히 물러났다’는 본래의 줄거리를 그대로 따르지 않는다.
 
<처용가>로부터는 캐릭터 구도 및 몇가지 설정만을 차용한다. 공연의 포커스는 <처용가> 내용 자체가 아닌, ‘미디어 간 관점의 충돌’에 있다. 공연에 등장하는 ‘사진가’와 ‘영상작가’, ‘무용수’는 각각 처용, 역신, 처용의 아내로 상정된다. 그리고 좌석에 앉는 대신 자유롭게 이동하며 극을 관람하는 ‘관객’도 관찰자이자 참여자로서 공연의 일부가 된다. 공연은 이들 네 주체를 중심축으로 삼아 ‘관객이 직접 무대 위에서 읽은 처용가’와 ‘처용 아내의 춤’이라는 원본 메시지를 기성 미디어들이 왜곡, 편집하는 과정을 그린다.
 
사진 매체는 남성적이고 강압적으로 일방향적 소통을 하는 미디어의 모습을 상징하며, 영상은 기계적이나 경쾌한 감각을 앞세워 ‘원본 메시지(관객의 보이스 및 처용 아내)’와 ‘전통적 미디어(사진)’ 모두를 조롱하고 왜곡하는 매체로 표현된다. 처용의 아내와 관객은 사진과 영상으로 대변되는 기성 미디어들의 끊임없는 편집과 왜곡 속에 결국 혼란에 빠지게 된다. 수동적이었던 처용의 아내는 공연 말미 무렵 자신이 미디어의 놀이감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며, 이후 기성 미디어들에 반발하며 무대를 난장으로 유도한다.
 
참여작가
 
최영모 사진 작가
최영모는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30여 년간 춤 사진만 찍어온 무용 전문 사진 작가이다. 1993년 발표된 개인전 및 동명의 사진집 <Danses Nues>를 통해서는 옷을 벗은 무용수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선과 미세한 근육변화의 신비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었으며, 2006년의 사진집 <Muse Palette>에서는 국내 최고의 무용수 31명이 기상천외의 모습으로 ‘망가지는’ 컷들을 담아내기도 하는 등, 무용 공연 사진만이 아니라 독자적인 시각으로 춤과 춤을 추는 사람들을 다루는 작가이다. 뭔가 움직이는 것 특히 빨리 움직이는 것을 찰나에 포착하는 것을 좋아하는 최영모는 그러한 성향의 연장인 것인지 자동차 속도계 바늘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스피드광이며 더불어 음악광이기도 하다.
개인전으로는 최영모 무용사진전(1987), Danses Nues(1993), 김말애의 춤(1994), 꽃구경 Blossom(2012)이 있으며 관련하여 4개의 사진집을 펴낸바 있다.
 
김태은 미디어 아티스트
김태은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과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연세대학교 영상커뮤니케이션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미술작가로써 비디오설치, 영상퍼포먼스 등을 통해 전시와 공연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2006년에 서울국제미디어비엔날레에 참여하였으며2009년에는 요코하마 댄스콜렉션 R에서 초청공연을 하였다. 그 밖에도 더 라스트월(2011), 마이크(2011), 하이서울페스티벌, 그레이트북(2011)등의 공연에서 영상감독 및 미디어 아티스트로 공연에 참여 하였다. 최근에는 폭스바겐 더 비틀 런칭 쇼에 새로운 프로젝션 맵핑 영상을 선보인바 있다.
 
송주원 무용가, 안무가
한양대학교 무용학과 박사과정,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창작과 전문사 과정에서 현대무용을 수학하였다. 10년 넘게 국내외 무대에서 프로페셔널 댄서, 안무가로서 활동하며 무용을 중심으로 전자음악, 건축, 애니메이션, 오페라, 아트쇼 등 다양한 장르와의 교류를 해오고 있는 송주원은 프랑스 르화이요몽 문화재단의 초청으로 세계적인 안무가 수잔 버지의 작업에 참여한바 있으며,2011년에는 국립현대무용단 조엘 부비에의 <what about love>, 박넝쿨의 <춤신 프로젝트> 등에서 무용수로 열연하였다.2012년 활동으로는 국립현대미술관 무브전 자비에르 르루와&마틴 스팽스버그의 <co-production>에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 11 댄스 프로젝트 그룹의 대표, 한국콘서바토리 무용예술학부 무용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지영 무용가
초등학교 4년, 중학교 3년, 예고 6년, 한예종에서 4년, 또 국립발레단에서의 7년 그리고 최근의 프리랜서로써 3년, 약 25년여 동안 발레를 인생의 전부로 삼아 온 무용가이다. 무용수로서 전성기라 할 수 없는 나이 30대에 이른 박지영에게 학생으로서, 직업으로서, 그리고 교육자로서의 커리어였던 발레는 아쉬움과 희망이 교차되는, 아직도 즐겁기만 한 무엇이다.
 
김나볏 작가, 기자
연극과 신문방송학을 공부했으며 서울프린지페스티벌 운영위원, 극단 상상만발극장 드라마터그로 활동 중이다. 무대를 기반으로 하는 각종 공연예술, 그리고 공연과 관련한 다양한 글쓰기 작업에 관심이 많다.
 
이홍관 큐레이터
경기창작센터, 백남준아트센터, 서울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그리고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등에서 일했으며, 사진과 미디어아트, 영화를 공부하였다. 미디어아트의 기술과 미학에 대한 형태주의적 접근을 토대로 매체의 수행성을 통해 융합되는 크로스장르적 작품 제작, 전시 기획, 비평 등의 활동을 주로 하고 있다.
 
정승재 기술감독
주로 무용 작품에서 프리랜서 무대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서울무용제, 전국무용제, 젊은 안무가전, N.G.F 등에 참여하는 젊은 안무가들의 국내외 작품에서 무대감독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국립현대무용단 안무가 베이스캠프 1’에서 안무가 김성용과 호흡을 맞춘 <Falling>이란 작품은 2011년 대한민국 무용대상 솔로&듀엣부분 베스트 5에 선정되기도 했다. 무용작품 외에는 일본 도쿄돔 특설무대 <배용준 여행에세이>, 베이징올림픽기념한.중합작퍼포먼스<ZEN> 등의 기술감독을 맡은 바 있다.
 
진상태 사운드아티스트
1975년 서울생. 2004년부터 류한길, 최준용, 홍철기와 함께 즉흥음악 공연시리즈 <릴레리(Relay)>에서 데뷔해 지금까지 전자즉흥음악을 해오고 있다. 그는 기본적으로 경험을 바탕으로 사물을 악기화시켜 즉흥음악에 이용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으며, 오픈된 하드디스크를 메인으로 라디오, 랩탑, 자동차 경적 등을 이용해 연주해 오고 있다. 2008년부터는 즉흥음악을 위한 공간 ‘닻올림’을 열고 수차례의 공연, 레코딩을 기획하고 있기도 하다.